정책대결 대신 비방 몰두… 대선주자들 ‘집안싸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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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8.19. 오전 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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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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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레이스 이전투구 심화
민주, 엿새째 황교익發 ‘명낙대전’
보은인사 공방서 친일프레임 확전
野 ‘이준석 녹취록’ 놓고 진실 다툼
대선 이후 권력 재편 수싸움 분석


대한민국 미래 비전을 논해야 할 대선 경선이 여야를 막론한 막장극으로 치닫고 있다. 후보 간 흠집내기에서 시작한 상호 비방전이 정책대결로 옮겨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이전투구 상황으로 질주하고 있다. 대선 후보 경선 중인 더불어민주당은 ‘황교익 논란’으로 촉발된 ‘보은 인사’ 공방이 ‘친일 프레임’으로 불 붙으며 극심한 마타도어 난타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가까스로 되살아난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의 ‘녹취록’을 둘러싼 진실공방으로 또다시 격렬한 집안싸움에 휘말렸다.

18일 민주당은 경기지사인 이재명 후보가 신임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친문(친문재인)’ 음식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를 내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로 엿새째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이 후보가 자신의 ‘형수 욕설’을 두둔한 황씨에 대해 ‘보은 인사’를 한 것 아니냐식의 불공정 논란이 불거졌다. 이낙연 후보 측은 여기에 더해 황씨가 과거 일본 음식을 높게 평가했다는 이유로 친일 프레임을 씌워 공세했다.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 연합뉴스
이에 황씨가 “친한파 일본 총리 하시면 딱 좋겠다”, “이낙연의 정치 생명을 끊는 데 집중하겠다”라고 나서면서 사태는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황씨의 발언은 금도를 벗어나 과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를 비호하는 ‘친여’ 유튜버들은 황씨가 이낙연 후보 공격에 앞장서는 데 대해 “호랑이 등에 올라탄 것”이라며 지원사격을 날리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경선 종료 후 후유증 회복이 걱정되는 상황”이라며 이틀간 게시판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경선 과열 양상이 그대로 당원 게시판으로 이어지면서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과도한 막말 공방이 벌어지는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1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이준석 대표와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한 발언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당 대표와 대선주자들이 개인적인 통화 내용을 폭로하며, 서로 다르게 진의를 해석했다고 비난하는 등 극한 대립 중이다. 이 대표와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폭로전을 이어갔다. 원 전 지사가 “이 대표가 윤석열은 곧 정리된다고 말했다”고 언급한 것을 시작으로 이 대표가 통화 녹취록 일부를 공개하자, 원 전 지사는 이날 “통화 전체를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이 대표는 이에 앞서 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도 통화 녹취록 유출 논란을 겪었다.

정권교체를 위해 손잡아야 할 당 대표와 주자들의 이 같은 갈등 이면엔 대선 이후 권력관계 재편을 고려한 수싸움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자 자기 지분과 명분을 키우기 위해 연합 또는 대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여야 모두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고 있다”며 “여당은 선을 넘은 것 같고, 야당도 남는 싸움이 아니다. 이 정도 선에서 그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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